세액공제 한도와 납입한도는 다른 숫자다
연금저축을 이야기할 때 900만원과 1,800만원이 섞여 나와 헷갈리기 쉽습니다. 900만원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한도이고, 1,800만원은 계좌에 넣을 수 있는 납입 한도입니다. 두 숫자는 목적이 다릅니다.
세액공제 한도 900만원은 연금저축과 IRP를 합한 기준입니다. 연금저축만으로는 600만원까지 공제되고, 나머지 300만원은 IRP로 채워야 900만원을 다 씁니다. IRP만 쓴다면 900만원 전액을 IRP로 채울 수 있습니다.
납입 한도 1,800만원 역시 두 계좌를 합친 금액입니다. 900만원을 넘겨 최대 1,8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는 뜻인데, 이 초과분에는 세금 환급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넘게 넣으면 손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초과 납입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세액공제를 못 받는다고 그 돈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초과 납입분도 연금계좌 안에 그대로 쌓이고, 그 돈으로 산 ETF의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붙는 세금이 인출 시점까지 미뤄집니다. 이 과세이연이 일반 계좌와 다른 점입니다.
일반 증권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를 팔면 그때마다 배당소득세가 나가지만, 연금계좌 안에서는 굴리는 동안 세금이 빠지지 않아 복리로 더 오래 굴러갑니다. 초과분이라도 이 혜택은 똑같이 받습니다.
남은 카드 두 장: 이월과 무세금 인출
올해 한도를 넘겨 넣었다면 금융회사에 신청해 초과분을 다음 해 납입금으로 옮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적어 올해 다 공제받기 어려운 해에 미리 넣어 두고, 소득이 오른 다음 해에 공제로 당겨 쓰는 식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 하나,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은 연금 외로 꺼내도 기타소득세가 붙지 않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돈과 운용수익을 중도에 빼면 16.5%가 부과되지만, 공제받지 않은 초과 원금은 급전이 필요할 때 먼저 인출할 수 있는 여윳돈이 됩니다.
한도를 다 채웠다면 다음 순서는
세액공제 900만원을 이미 채웠다면, 추가 자금은 초과 납입으로 과세이연을 노릴지 아니면 ISA 같은 다른 절세 계좌를 먼저 채울지 저울질할 수 있습니다. 중도 인출 유연성이 중요하면 ISA가, 노후 자금으로 오래 묻어 둘 돈이면 연금 초과 납입이 어울립니다.
숫자와 제도는 개인의 소득과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갈립니다. 본인 사례의 정확한 계산은 국세청 홈택스나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하고, 큰 금액이라면 세무 상담을 함께 받아 결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