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펀드가 담을 수 있는 것
연금저축펀드는 증권사에서 여는 연금 계좌로, 그 안에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와 펀드를 직접 골라 담습니다. 예금이자만 받는 연금저축보험과 달리 투자 상품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한 가지 규칙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연금계좌에서는 미국 시장에 직접 상장된 ETF를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S&P500이나 나스닥100에 투자하고 싶어도 미국 원본 상품이 아니라, 같은 지수를 따르는 국내 상장 ETF를 담게 됩니다.
또한 파생상품 위험이 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연금계좌에서 매수가 제한됩니다. 노후 자금 성격에 맞춰 장기 보유에 어울리는 지수·배당·채권형 위주로 담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코어와 새틀라이트로 나눠 담기
초보가 가장 헤매는 지점은 "종목을 몇 개나, 무엇을 담아야 하나"입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틀이 코어와 새틀라이트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코어는 흔들리지 않을 중심 자산, 새틀라이트는 성격을 보태는 보조 자산입니다.
코어에는 한 종목에 수백 개 기업이 담기는 광범위 지수 ETF가 어울립니다. 국내 대표 지수나 미국 S&P500을 따르는 국내 상장 ETF가 대표적입니다. 이 한 칸만 채워도 분산 투자의 기본은 갖춰집니다.
새틀라이트에는 배당을 늘리고 싶으면 고배당·배당성장 ETF를, 변동성을 줄이고 싶으면 채권 ETF를 더합니다. 성격이 다른 자산을 조금 섞어 두면 한쪽이 흔들릴 때 계좌 전체의 출렁임이 완만해집니다.
비중 예시, 초보는 단순하게
비중은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의 예로 광범위 지수 ETF 70%를 코어로 두고, 고배당 ETF 15%와 채권 ETF 15%를 새틀라이트로 더하는 3종 구성이 있습니다. 종목이 셋뿐이라 관리도 쉽습니다.
더 단순하게 가고 싶다면 광범위 지수 ETF 한 종목에 매달 자동으로 적립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종목 수가 적다고 나쁜 것이 아니라, 오래 흔들림 없이 이어 가는 쪽이 대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위험을 얼마나 감당할지에 따라 코어 비중을 조절하면 됩니다. 은퇴가 멀면 지수 비중을 높이고, 가까우면 채권 비중을 늘려 안정성을 키우는 식으로 나이와 목표에 맞춰 손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세액공제와 과세이연을 함께 계산
연금저축펀드의 진짜 힘은 종목 선택보다 세제 혜택에서 나옵니다. 연 600만원까지, IRP를 합치면 900만원까지 낸 돈의 일부를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로 돌려받습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라면 900만원을 채웠을 때 최대 148만5천원입니다.
계좌 안에서 오르내린 매매차익과 분배금에는 그때그때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세금을 인출 시점으로 미루는 과세이연 덕분에, 세금으로 나갈 돈까지 계속 굴러 복리 효과가 커집니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냅니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뒤 중도에 해지하면 그동안의 혜택을 16.5% 기타소득세로 토해내야 하므로, 오래 두어도 될 여윳돈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율·한도는 개정될 수 있으니 납입 전 확인하시고, 상품 선택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