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를 봤는데 왜 세금이 나올까
국내 상장 해외 ETF를 두 종목 담았다고 해 봅시다. 하나는 200만원 이익, 다른 하나는 300만원 손실이라 계좌 전체로는 100만원 손해입니다. 그런데도 이익 난 200만원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손해를 봤는데 세금을 내는 이상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이유는 계좌 유형에 있습니다. 일반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는 종목끼리 손익을 합쳐 계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익 난 종목은 이익대로 과세하고, 손실 난 종목의 손해는 세금에서 빼 주지 않습니다.
"손실까지 계산해서 낮은 세율로 절세된다"고 들었다면, 그건 일반계좌가 아니라 ISA나 직접투자 이야기입니다. 계좌를 구분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깁니다.
일반계좌엔 손익통산이 없다
국내 상장 해외 ETF는 세법상 이른바 기타 ETF로 분류돼, 매매차익과 분배금 모두 배당소득세 15.4%가 매겨집니다. 이 세금은 이익이 난 종목을 팔 때 증권사가 그 자리에서 떼어 갑니다.
문제는 이 원천징수가 종목별로 따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른 ETF의 이익과 손실을 하나로 묶어 정산하는 손익통산이 일반계좌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종목에서 아무리 크게 손해를 봐도, 이익 난 종목의 세금은 줄지 않습니다.
연말에 손실 종목을 팔아 이익과 상계하는 절세 기법도 국내 상장 해외 ETF의 일반계좌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 점을 모르면 "손해인데 세금까지"라는 이중 부담을 겪게 됩니다.
ISA는 순이익으로 과세한다
같은 종목이라도 ISA 계좌 안에서 사고팔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ISA는 계좌 안 모든 상품에서 난 이익과 손실을 합친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깁니다. 앞의 예처럼 계좌 전체가 100만원 손해라면 과세 대상이 아예 없습니다.
게다가 ISA는 순이익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그 초과분도 9.9%로 분리과세합니다. 손익통산에 비과세 한도까지 더해지니, 여러 종목을 굴리며 이익과 손실이 뒤섞이는 사람에게 특히 유리합니다.
그래서 국내 상장 해외 ETF를 여러 종목 담아 적극적으로 매매할 계획이라면, 일반계좌보다 ISA를 먼저 채우는 편이 세금 면에서 합리적입니다.
직접투자의 양도세와 손익통산
미국 시장에 직접 상장된 ETF를 사는 직투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이 아니라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2%로 분류과세되고, 연 250만원까지 공제됩니다. 그리고 이 양도소득 안에서는 종목 간 손익통산이 됩니다.
즉 직투에서는 A 종목 이익과 B 종목 손실을 합쳐 순이익에만 22%를 매기고, 250만원을 공제한 뒤 남는 금액에 과세합니다. 손실이 반영되니 국내 상장 일반계좌 같은 억울함은 없습니다. 대신 환전과 매년 5월 신고가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손익통산 여부는 상품이 아니라 계좌가 가릅니다. 여러 종목을 굴린다면 ISA나 직투가, 단순 보유라면 일반계좌도 무방합니다. 세율과 한도는 개정될 수 있으니 매매 전 확인하시고, 최종 선택과 그 결과는 투자자에게 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