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와 상속세는 왜 둘 다 나오는가
증여세와 상속세는 서로 다른 세금입니다. 살아 있을 때 재산을 넘기면 증여세가 붙고, 사망으로 재산이 상속인에게 넘어가면 상속세가 붙습니다. 국내 상장 주식을 증여받았다면 증여받은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여한 사람이 그 뒤 일정 기간 안에 사망하면, 이미 증여세를 낸 그 재산이 상속세 계산에 다시 등장합니다. 두 세금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는 상속세 쪽 계산에 사전증여재산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상속개시일 전 10년, 5년이라는 합산 기준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3조는 상속개시일(사망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과,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한 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녀나 배우자처럼 상속인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준 증여는 10년까지 되짚어보고, 며느리나 손자녀처럼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준 증여는 5년까지만 봅니다.
그래서 사망 직전 증여는 대부분 이 기간 안에 들어가 합산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증여한 지 10년(또는 5년)이 지난 뒤 사망했다면, 그 재산은 상속재산에 다시 합산되지 않고 증여세만으로 마무리됩니다.
합산되는 주식 가액은 증여 당시 시세로 고정된다
상속재산에 더해지는 금액은 상속개시일이 아니라 증여 당시의 평가액입니다. 상장주식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3조에 따라 평가기준일(여기서는 증여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동안의 거래소 최종 시세를 평균한 값으로 매깁니다.
이 방식 때문에 증여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면 그 오른 만큼은 상속세 계산에서 빠지므로 결과적으로 일찍 증여한 쪽이 유리했던 셈이 됩니다. 반대로 증여 후 주가가 크게 내렸다면, 지금 가치보다 높았던 증여 당시 가액이 그대로 상속재산에 들어가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이미 낸 증여세는 상속세에서 공제되지만 한도가 있다
같은 재산에 증여세와 상속세를 전액 각각 매기면 이중과세가 되므로,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8조는 증여 당시 낸 증여세 산출세액을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장치 덕분에 사전증여재산이라고 해서 두 세금을 고스란히 다 내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이 공제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공제액은 상속세 산출세액에 전체 상속재산 중 합산된 증여재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까지만 인정되므로, 상황에 따라 이미 낸 증여세를 전액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전증여재산에는 상속공제가 새로 붙지 않는다
상속공제(배우자공제·일괄공제 등)는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합산된 증여재산가액을 뺀 금액을 한도로 적용됩니다. 즉 사전증여재산 자체는 상속공제 혜택의 대상이 아니어서, 미리 증여했다는 이유로 공제를 두 번 받는 효과는 생기지 않습니다.
손자녀에게 증여한 경우는 계산이 한 겹 더 있습니다. 부모 세대를 건너뛴 세대생략증여로 보아 증여 당시 산출세액에 30%(미성년자이면서 증여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40%)를 얹어 부과하며, 이렇게 할증된 증여세액이 상속세 공제 단계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상속인이 아닌 손자녀에게 준 증여라면 5년 기준과 이 할증 규정을 함께 봐야 합니다.
언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상속세 신고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사전증여재산이 있는지, 얼마가 합산되는지는 국세청 홈택스의 상속세 합산대상 사전증여재산 확인 서비스로 신고기한 만료 14일 전까지 신청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합산 대상에서 제외되는 재산(비과세 증여재산, 공익법인 출연재산 등)이나 세부 계산은 사안마다 달라 여기서 다 다루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합산액과 공제 한도는 상속세 신고 전에 관할 세무서나 세무 전문가에게 구체적인 금액으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