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수는 담는 기업이 다르다
S&P500은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주 500개를 폭넓게 담습니다. 기술·금융·헬스케어·소비재 등 여러 업종이 섞여 있어, 미국 경제 전반을 통째로 사는 지수에 가깝습니다.
나스닥100은 나스닥 시장 상위 100개 기업을 담는데, 대형 기술주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성장성이 큰 기업이 몰려 있어 오를 때 더 세게 오르지만, 특정 업종에 쏠린 만큼 흔들릴 때도 크게 흔들립니다.
두 지수를 따르는 ETF는 국내에도 여럿 상장돼 있어, 연금계좌나 ISA에서도 국내 상장 상품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담을지는 기대 수익만이 아니라 견딜 수 있는 변동의 크기로 정하는 문제입니다.
수익률과 낙폭은 동전의 양면
지난 장기 구간을 보면 나스닥100이 S&P500보다 높은 수익을 낸 해가 많았습니다. 기술주 강세장을 정면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성적표에는 반대쪽 얼굴이 함께 있습니다.
하락장에서 나스닥은 더 깊이 빠졌습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때 나스닥은 고점 대비 80% 안팎까지 떨어졌고, 2008년에는 약 42%, 2022년에는 약 33% 하락한 해가 있었습니다. S&P500의 역사적 최대낙폭이 대략 5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진폭 차이가 뚜렷합니다.
높은 기대 수익과 깊은 낙폭은 떼어 놓을 수 없는 한 쌍입니다. 나스닥100을 고른다는 것은 더 큰 상승 가능성과 더 큰 하락 위험을 함께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적립식이 하락장을 다루는 방식
한 번에 목돈을 넣는 대신 매달 일정액을 꾸준히 넣는 적립식은 하락장을 다르게 만납니다. 값이 쌀 때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사 모아, 평균 매입가를 자연스럽게 낮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립식 투자자에게 조정장은 손실이 아니라 싸게 담는 구간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8년, 2020년, 2022년의 급락을 지나며 적립을 멈추지 않은 투자자들은 이후 반등에서 회복과 신고가를 함께 누렸습니다.
문제는 그 힘이 계속 매수할 때만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깊은 하락에서 겁을 먹고 매도하거나 적립을 중단하면, 가장 싸게 살 구간을 놓치고 반등도 온전히 받지 못합니다. 변동이 큰 나스닥100일수록 이 규율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목표와 성향으로 고르기
어느 지수가 더 낫다고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장기간 흔들림을 견딜 각오가 서 있고 은퇴까지 시간이 넉넉하다면 나스닥100의 높은 변동을 감내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급락에 마음이 크게 흔들리는 편이라면 S&P500의 상대적 안정이 오래 이어 가는 데 유리합니다.
한쪽만 고를 필요도 없습니다. S&P500을 코어로 두고 나스닥100을 일부 얹어 성장에 힘을 보태는 식으로 섞으면, 변동을 낮추면서도 기술주 상승의 일부를 담을 수 있습니다.
과거 성적이 앞섰다고 미래가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수 투자도 원금 손실이 가능하며, 특히 써야 할 시점이 가까운 자금은 변동이 큰 지수 집중을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판단을 돕는 정보이고, 선택과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