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과 IRP, 세금 혜택은 같고 규칙은 다르다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노후 자금을 모으면서 매년 세액공제를 받는 계좌라는 점에서 목적이 같습니다. 납입한 돈만큼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에서 세금을 돌려받고, 계좌 안에서 굴린 수익에는 당장 세금을 매기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낮은 세율로 정산합니다.
차이는 규칙에 있습니다. 세액공제 한도, 어떤 상품에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는지, 급할 때 돈을 뺄 수 있는지가 서로 다릅니다. 이 세 가지를 이해하면 두 계좌를 어떤 비중으로 쓸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세액공제 한도, 600만원과 900만원의 의미
연금저축은 연 6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IRP는 별도의 개별 한도가 아니라 연금저축과 합쳐서 연 900만원까지 공제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연금저축에 600만원을 넣었다면 IRP로는 300만원까지 추가로 공제됩니다. IRP 한 계좌만 쓰면서 900만원을 다 채워도 됩니다.
돌려받는 비율은 소득에 따라 갈립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면 납입액의 16.5%, 그보다 소득이 높으면 13.2%를 공제받습니다. 900만원을 꽉 채운 경우 16.5% 구간에서는 약 148만5천원, 13.2% 구간에서는 약 118만8천원을 환급받는 셈입니다.
참고로 세액공제와 별개로 연금계좌에 실제로 넣을 수 있는 납입 한도는 연 1,800만원(연금저축과 IRP 합산)입니다. 공제 한도를 넘겨 넣은 금액은 세액공제는 안 되지만 과세이연 혜택은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투자 제한과 인출 자유도가 갈린다
IRP는 적립금의 70%까지만 주식형 ETF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채권형처럼 원리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반면 연금저축은 이런 비중 제한이 없어 주식형 상품에 100%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굴리고 싶다면 연금저축이 자유롭습니다.
돈을 빼는 조건도 다릅니다. 연금저축은 특별한 사유 없이도 중도인출이 되지만, IRP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파산 같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야 인출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이나 운용수익을 연금이 아닌 형태로 빼면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되는 점은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IRP는 안정성과 강제성이 조금 더 강하고, 연금저축은 유연성이 큽니다.
어떤 순서로 채우면 좋을까
많이 쓰는 방식은 연금저축으로 600만원을 먼저 채우고, 남은 공제 여력 300만원을 IRP에 넣는 것입니다. 연금저축의 자유로운 투자·인출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IRP로 900만원 한도까지 마저 공제를 받는 조합입니다.
반대로 회사에서 퇴직금을 IRP로 받아 이미 계좌가 있거나, 원리금 보장 상품을 일정 비중 두고 싶다면 IRP 비중을 늘려도 괜찮습니다. 정답이 하나는 아니고, 본인의 투자 성향과 자금 유동성 필요에 맞춰 배분하는 문제입니다.
이 글은 제도 이해를 돕는 참고 자료입니다. 세율과 한도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큰 금액을 넣기 전에는 가입한 금융회사나 세무 전문가에게 본인 조건을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