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과 DC형, 무엇이 다른가
퇴직연금 가입 안내를 받으면 DB형과 DC형 중 하나를 고르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름만 보면 낯설지만, 뜻을 풀면 간단합니다. DB형은 확정급여형으로 "받을 돈이 정해진" 방식, DC형은 확정기여형으로 "넣는 돈이 정해진" 방식입니다.
DB형은 퇴직할 때 받을 금액이 퇴직 직전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미리 계산됩니다. 회사가 그 금액을 맞추기 위해 적립금을 굴리죠. DC형은 회사가 매년 정해진 금액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 주고, 그 돈을 근로자가 직접 굴려 최종 퇴직금이 결정됩니다.
핵심 갈림길은 "누가 굴리고 누가 책임지느냐"입니다. 이 차이가 ETF 매매 가능 여부와 수익률의 변동성으로 이어집니다.
누가 운용하고 누가 책임지나
DB형에서는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합니다. 운용을 잘해 수익이 나든 못해 손실이 나든, 그 결과는 회사가 떠안습니다. 근로자가 받을 금액은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이미 정해져 있으니, 시장이 어떻든 약속된 퇴직금을 받습니다. 그만큼 근로자 입장에서는 예측이 쉽고 안정적입니다.
DC형에서는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 주는 것으로 역할이 끝납니다. 그다음 그 돈을 어떻게 굴릴지는 근로자 몫입니다. 잘 굴리면 퇴직금이 늘고, 손실이 나면 줄어듭니다. 성과도 책임도 근로자에게 옵니다.
그래서 DB형은 안정, DC형은 자율이라는 성격을 갖습니다. 방치하면 손해라는 말이 DC형에서 나오는 것도, 스스로 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DC형에서만 ETF를 담을 수 있는 이유
ETF나 펀드 같은 실적배당 상품을 내 손으로 사고팔 수 있는 것은 DC형과 IRP입니다.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계좌이기 때문입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하는 구조라, 근로자가 계좌 안에서 ETF를 직접 고를 수 없습니다.
다만 DC형에서도 아무 제한 없이 담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형 ETF 같은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는 예금·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노후 자금인 만큼 위험을 일정 선에서 묶어두는 장치입니다. 퇴직연금 계좌의 ETF 운용은 IRP 관련 가이드에서도 함께 다룹니다.
즉 "내 퇴직금으로 직접 ETF를 굴리고 싶다"면 DC형(또는 IRP)이 전제가 됩니다. 대신 위험자산 한도와 상품 선택의 책임이 따라옵니다.
어느 쪽을 고를까
선택의 기준은 대개 "내 임금이 얼마나 오를까"와 "내가 굴려서 얼마나 벌 수 있을까"의 비교입니다. 승진·호봉으로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높을 것 같으면, 퇴직 직전 임금으로 계산되는 DB형이 유리한 편입니다.
반대로 임금 상승이 완만하고, 저비용 지수 ETF 등으로 스스로 수익률을 높일 자신이 있다면 DC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금피크제로 평균임금이 낮아지기 전이라면, DC형 전환 시점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도와 한도는 바뀔 수 있으니 전환·선택 전 회사 규정과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와 그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