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비가 뭐길래
무기한 선물에는 만기가 없습니다. 만기가 없으니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에서 멀어지는 것을 막을 장치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펀딩비입니다. 보통 8시간마다 롱과 숏 한쪽이 다른 쪽에 수수료를 지급해 두 가격을 붙들어 둡니다.
방향은 시황이 정합니다. 모두가 상승에 베팅해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지면 펀딩비가 플러스가 되어 롱이 숏에게 지급하고, 반대로 하락 쏠림이면 숏이 롱에게 냅니다. 그 크기도 거래소와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핵심은 펀딩비가 거래소에 내는 수수료가 아니라 반대 포지션에게 주는 돈이라는 점입니다. 상승장에서 롱을 잡고 있으면 가격이 올라도 펀딩비는 계속 빠져나갑니다.
오래 들수록 비용이 쌓인다
"조금씩 적립해서 레버리지 선물로 오래 가져가겠다"는 계획이 흔히 막히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상승 기대가 강한 국면일수록 펀딩비가 플러스로 유지되기 쉽고, 그 상태로 롱을 길게 들면 8시간마다 지급액이 누적됩니다.
연으로 환산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가 되기도 합니다. 가격이 올라 평가익이 나더라도, 그동안 낸 펀딩비를 빼면 손에 쥐는 수익은 생각보다 줄어듭니다. 장기 우상향을 노릴수록 이 새는 비용이 뼈아픕니다.
앞서 레버리지 ETF가 음의 복리로 시간이 비용이 되는 것과 비슷하게, 레버리지 선물은 펀딩비라는 형태로 시간이 비용이 됩니다. 레버리지 ETF의 음의 복리는 레버리지 ETF 장기투자 가이드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청산이라는 더 큰 위험
펀딩비보다 무서운 것은 청산입니다. 레버리지 선물은 적은 증거금으로 큰 포지션을 잡는 구조라, 가격이 조금만 반대로 움직여도 증거금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포지션이 강제로 정리됩니다. 이때 원금 상당액을 한 번에 잃을 수 있습니다.
3배, 5배처럼 배율이 높을수록 청산 가격이 현재가에 가까워집니다. 방향을 맞혀도 중간의 출렁임을 못 버티고 청산당하면, 그 뒤에 가격이 올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레버리지가 수익뿐 아니라 손실도 키운다는 점은 코인이든 주식이든 같습니다. 특히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서는 이 위험이 훨씬 빠르게 현실이 됩니다.
장기라면 현물이 단순하다
오래 보유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선택은 비교적 분명해집니다. 현물을 사서 지갑이나 거래소에 두면 펀딩비도, 강제 청산도 없습니다. 가격이 내려도 팔지 않는 한 손실이 확정되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증권 계좌로 접근하고 싶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도 방법입니다. 선물 롤오버나 펀딩비 없이 현물 가격에 연동되며, 대신 운용보수가 듭니다. 현물 ETF의 구조는 비트코인 ETF 가이드에서 설명합니다.
정리하자면 레버리지 선물은 짧게 방향을 노릴 때의 도구이지 장기 적립의 그릇이 아닙니다.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과 원금 손실 위험이 큰 자산이며, 이 글은 구조를 설명하는 정보일 뿐 특정 매매나 수익을 권하지 않습니다.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